
2026년 미국 대선 이후의 정책 집행기와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는 '미국 우선주의' 재점화와 에너지 인프라 확충, 인공지능(AI) 규제 및 진흥책이라는 세 가지 핵심 정책 축을 중심으로 수혜 섹터를 분석합니다.
1. 에너지 패권의 재편: 전력 인프라 및 차세대 에너지 정책의 수혜
2026년 미국 정책의 가장 강력한 화두는 '에너지 안보'와 '전력망 현대화'입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미국 정부는 국가 차원의 전력 공급 안정화 대책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신재생 에너지를 넘어 원자력(SMR 포함)과 천연가스(LNG) 인프라를 동시에 강화하는 '하이브리드 에너지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은 노후화된 미국의 송전망을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이 섹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 종목은 전력 설비와 그리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입니다. 예를 들어, 넥스트에라 에너지(NEE)와 같은 유틸리티 대장주는 정책적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으며, 데이터센터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독립 발전 사업자(IPP)인 컨스텔레이션 에너지(CEG) 또한 강력한 매수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탄소 중립 목표와 전력 자립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 연장을 승인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술을 보유한 혁신 기업들도 단순한 테마주를 넘어 실제 계약 체결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가 바로 2026년입니다.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구리와 알루미늄 등 원자재 관련주 역시 정책적 수혜 섹터입니다. 전력망 확충에는 막대한 양의 전도체가 필요하며, 이는 프리포트 맥모란(FCX)과 같은 광산 기업들의 실적으로 직결됩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및 동맹국 내 자원 개발에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공급망 내재화를 이룬 기업들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입니다. 2026년의 에너지 정책은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생존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라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걷게 될 것이며, 투자자들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 숨겨진 공급망의 핵심 고리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에너지 인프라 섹터는 정책적 가시성이 가장 높은 분야입니다. 정부 예산이 집행되는 시점과 기업의 수주 주기가 맞물리면서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특히 AI 시대의 근간이 되는 전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므로, 미 행정부의 정책 지원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기술력과 정책적 연계성을 가진 대형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2. 기술 패권 전쟁의 정점: 반도체 및 AI 주권 확보 정책
2026년은 미국 반도체법(CHIPS Act)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해입니다. 미 본토 내에 세워진 파운드리 공장들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거나 시운전에 들어가면서, 반도체 공급망의 '온쇼어링(On-shoring)' 정책이 실질적인 경제 지표로 나타나게 됩니다. 미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자국 내에 두기 위해 수출 규제와 보조금 정책을 동시에 병행하고 있으며, 이는 대형 기술주들의 손익계산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한 기술 차단 장벽을 더욱 높이는 '디커플링(Decoupling)' 정책은 미국 내 팹리스 및 장비 기업들에게 독점적 시장 지위를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 분야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나 램리서치(LRCX)는 미국 내 제조 시설 확충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기업들입니다. 공장이 지어지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필수 장비를 공급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AI 연산의 핵심인 GPU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NVDA)와 이에 대항하는 AMD는 미 정부의 AI 컴퓨팅 자원 확보 정책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2026년에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AI 모델 구축 사업이 공공 부문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민간 수요에 더해 공공 섹터라는 거대한 매출처가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정책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강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책임감 있는 AI'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법제화되면서, 보안과 규제 준수를 강점으로 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팔란티어(PLTR)와 같은 기업은 정부의 국방 및 공공 행정 시스템에 AI를 결합하는 핵심 파트너로서 정책적 수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데이터 주권이 강화되는 시대에 정부의 보안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기업들은 강력한 진입 장벽을 가지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기술이 좋은 기업'을 넘어 '정부의 신뢰를 받는 기술 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반도체 설계 자산(IP)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암(ARM)과 같은 기업은 저전력 설계를 통해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과 기술적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고 있습니다. 2026년의 기술 안보 정책은 단순히 중국을 배제하는 것을 넘어, 미국 내에서 자급자족 가능한 생태계를 완벽히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부의 보조금, 세제 혜택, 공공 수주는 반도체와 AI 관련주들의 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강력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기술주는 이제 더 이상 순수한 민간 섹터가 아니며, 국가 전략의 핵심 도구로서 재해석되어야 합니다.
3. 제조 부활과 리쇼어링: '메이드 인 USA' 정책의 실질적 수익화
2026년 미국 경제 정책의 또 다른 축은 '전통 제조업의 부활'과 '공급망 리쇼어링'입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공급망 불안정성을 경험한 미 행정부는 필수 소비재부터 첨단 부품에 이르기까지 제조 시설의 본토 회귀를 강력히 압박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텍사스,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 이른바 '신(新) 산업 벨트'가 형성되고 있으며, 관련 지역의 인프라 건설과 공장 자동화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2026년은 이러한 공장 건설 단계에서 실제 제품 생산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으로, 물류와 자동화 설루션 기업들이 실적 퀀텀 점프를 이뤄내는 시기입니다.
이 과정에서 록웰 오토메이션(ROK)이나 이튼(ETN)과 같은 산업 자동화 및 전력 관리 기업들은 리쇼어링 정책의 상징적인 수혜주로 꼽힙니다. 인건비가 높은 미국 내에서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자동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장 부지 건설과 관련된 중장비 수요는 캐터필러(CAT)의 실적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 정부가 인프라 투자 고용법(IIJA)에 따라 노후화된 도로와 항만을 정비하는 예산을 지속적으로 집행함에 따라, 전통적인 가치주로 분류되던 산업재 기업들이 다시금 성장주와 같은 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방산 섹터 또한 '자국 우선주의'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의 교차점에서 강력한 정책적 수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2026년 미국의 국방 예산은 역대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 드론 방어 체계, 우주 항공 분야에 집중 투자되고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LMT)이나 노스롭 그루먼(NOC)과 같은 방산 복합체들은 정부의 장기 계약을 통해 불확실한 경기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배당과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이 '힘을 통한 평화'를 지향함에 따라 방위 산업은 단순한 군사 산업을 넘어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서 자본 시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리쇼어링 정책은 물류 효율화 기업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합니다. 북미 내 물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철도 운송 기업인 유니온 퍼시픽(UNP)이나 첨단 물류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2026년의 '메이드 인 USA'는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매출 지표로 확인되는 해가 될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받는 기업뿐만 아니라, 그 기업들이 활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뒤를 받쳐주는 인프라, 물류, 자동화 설루션 기업들까지 범위를 넓혀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야 합니다. 정책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시장의 성장은 그만큼 강력하고 지속적입니다.